공약 키워드 1위는 ‘주차’…생활 불편 해소 집중
민주당은 ‘돌봄’, 국민의힘은 ‘교통’
신도시는 ‘교통’, 도서는 ‘정주여건’…지역별 공약 차이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챗GPT생성 이미지
④ 기초의원, ‘생활 밀착형’ 정책 압도적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당선한 인천의 기초의원(군·구의원) 공약 10건 중 4건이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경기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통해 인천의 군·구의원 당선인 111명에 대한 공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 공약은 총 2천110건에 이른다. 의원 1명당 평균 공약은 19건이다. 비례대표 16명과 무투표 당선으로 공약을 제시하지 않은 최미자 영종구의원 및 남성훈 부평구의원 등은 제외했다.
전체 공약 대비 5대 분야별 비중. 그래픽=유동수 화백
공약을 ‘생활’, ‘사회간접자본(SOC·교통건설)’, ‘경제’, ‘복지’, ‘교육’ 등 5개 분야로 분류하면 생활 공약이 816건(38.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복지 414건(19.6%), SOC(교통·건설) 406건(19.2%), 경제 301건(14.3%), 교육 151건(7.2%)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5개 분야로 분류하기 어려운 눈에 띄는 공약은 22건이다.
권역별로는 남부권(미추홀·연수·남동)에서 740건(4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동부권(부평·계양) 432건(24명), 북부권(서해·검단) 345건(19명), 서부권(제물포·영종) 326건(15명), 도서권(강화·옹진) 267건(12명) 등의 순이다. 의원 1인당 평균 공약 수는 도서권이 2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부권 21.7건, 북부권 18.2건, 남부권과 동부권은 각각 18건이다
■ 공약 키워드 1위는 ‘주차’…생활 불편 해소 집중
전체 키워드 TOP10. 그래픽=유동수 화백
인천 군·구의원 공약을 키워드별로 분석한 결과 ‘주차’라는 단어가 들어간 공약이 105건으로 가장 많았다. 공영주차장 확충과 주차난 해소 등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공약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이어 ‘돌봄’과 ‘문화’가 각각 101건으로 뒤를 이었다. 아동·청소년 돌봄부터 어르신 돌봄까지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돌봄 공약이 많았다. 또 문화 분야에서는 청소년 문화공간 조성, 지역 문화행사 활성화 등의 공약이 다수 포함했다.
‘안전’ 키워드는 99건으로 나타났다. 스쿨존 안전시설 강화, 방범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주민 체감 안전 공약이 중심이다.
이 밖에 ‘공원’(89건), ‘교육·골목’(74건), ‘복지’(72건), ‘어르신’(71건), ‘학교’(70건)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공원·산책로 조성, 학교시설 개선, 골목상권 활성화 및 골목길 정비 등의 공약들이다.
■ 신도시는 ‘교통’, 도서는 ‘정주여건’…지역별 공약 차이
권역별로도 지역 특성에 따라 공약 방향이 뚜렷하게 갈린다. 서부권(제물포·영종)은 326건의 공약 중 사회간접자본(SOC·교통건설)이 91건(27.9%)으로 가장 많았고, 생활 71건(21.8%), 복지 66건(20.2%), 경제 63건(19.3%) 등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특히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중·동구가 합쳐진 제물포구는 원도심 재생과 생활환경 개선에, 영종구는 관광 활성화와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남부권(미추홀·연수·남동)은 전체 740건의 공약 중 생활 분야가 408건(55.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복지 136건(18.4%), SOC 95건(12.8%) 등이 뒤를 이었다. 원도심 생활환경 개선과 공영주차장 확충, 공원 정비, 생활SOC 확충 공약이 많았으며,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에서는 교통과 문화·체육시설 확충 공약도 함께 제시했다.
동부권(부평·계양)은 432건의 공약 가운데 복지 126건(29.2%), SOC 116건(26.9%)의 비중이 높았다. 재개발·재건축이 추진되는 노후 주거지와 계양테크노밸리(계양TV) 개발에 맞춘 교통 개선,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이 주요 공약에 담겨 있다.
북부권(서해·검단)은 345건 중 생활 공약이 200건(58%)으로 가장 많았다. 검단신도시 개발과 인구 증가에 맞춰 도로와 공원·체육시설, 학교, 생활SOC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공약이 두드러진다.
도서권(강화·옹진)은 267건 중 경제 공약이 75건(28.1%)으로 가장 많았고, SOC 65건(24.3%), 생활 55건(20.6%) 순이다. 여객선 운임과 교통 접근성 개선, 의료서비스 확충, 농·어업 지원, 관광 활성화 등 섬 지역 정주여건 개선 공약이 몰려 있다.
(왼쪽부터) 인천 기초의원 111명이 제시한 총 2천110건의 공약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군·구의원 60명(1천194건)과 국민의힘 소속 군·구의원 50명(895건)의 공약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 단어가 클수록 등장 빈도가 높다. 티핑 워드클라우드
■ 생활은 공통…민주당은 ‘돌봄’, 국민의힘은 ‘교통’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생활환경 개선과 교통 불편 해소, 주민 안전 강화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민주당은 복지와 돌봄, 국민의힘은 교통과 생활SOC 분야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 소속 군·구의원 60명은 모두 1천194건의 공약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생활 공약이 495건(41.5%)으로 가장 많았고, 복지 252건(21.1%), SOC 203건(17%), 경제 157건(13.1%), 교육 72건(6%) 순으로 나타났다. 돌봄과 복지, 공원 정비, 청년 지원, 생활안전 등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공약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민의힘 소속 군·구의원 50명은 모두 895건의 공약을 내걸었다. 생활 공약이 317건(35.4%)으로 가장 많았으며, SOC 198건(22.1%), 복지 158건(17.7%), 경제 140건(15.6%), 교육 77건(8.6%) 순이다. 교통 인프라와 생활SOC 확충, 지역개발 등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공약 비중이 민주당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의당 소속 의원 1명은 모두 21건의 공약을 제시했으며, 생활과 복지를 중심으로 지역 현안을 반영한 주민밀착형 공약을 내세웠다.
■ 초선은 생활·복지, 다선은 SOC…여성의원은 돌봄 집중
인천 군·구의원 111명 가운데 초선 의원 65명은 모두 1천240건의 공약을 제시해 1인당 평균 19.1건을 기록했다. 다선 의원 46명은 870건으로 평균 18.9건이다. 공약 수는 비슷하지만 초선 의원의 경우 생활과 복지 분야 공약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다선 의원은 SOC와 경제 분야 공약을 상대적으로 많이 제시했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여성 의원 41명은 모두 815건의 공약을 제시해 1인당 평균 19.9건을 기록했다. 생활 공약이 304건으로 가장 많았고, 복지 174건, SOC 157건, 경제 114건, 교육 58건 순이다. 남성 의원 70명은 모두 1천295건의 공약을 내놨다. 생활 공약이 512건으로 가장 많고, SOC 249건, 복지 240건, 경제 187건, 교육 93건 순이다. 여성 의원은 돌봄과 복지, 생활안전 등을 앞세운 반면, 남성 의원은 경제와 교통, 지역개발 등 정주여건 개선과 기반시설 확충 공약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청년 의원(18세 이상~39세 이하) 16명은 모두 266건의 공약을 제시했다. 청년 문화공간 조성과 일자리, 교통 개선, 창업 지원, 생활안전,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등 청년층이 체감하는 일자리 문제와 생활밀착형 공약이 다수를 차지했다.
■ 최다 공약은 최은주 50건…공원·주차장 등 세분화
인천기초의원 최다 공약자 TOP5. 그래픽=유동수 화백
공약을 가장 많이 제시한 의원은 최은주 영종구의원으로 모두 50건을 약속했다. 최 의원은 공원과 주차장, 생활환경 개선 등 생활 분야 공약만 21건을 제시하며 주민 생활밀착형 정책에 집중했다.
이어 유성헌 강화군의원이 47건을 제시했다. 유 의원은 SOC 14건, 경제 13건 등 천원택시와 교통망 확충을 중심으로 섬 지역 이동권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박태은 제물포구의원과 최중찬 강화군의원은 각각 45건의 공약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원도심 교통과 기반시설 확충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고, 최 의원은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했다.
김남원 검단구의원은 총 41건 중 생활 공약이 30건으로 가장 많았다. 공원과 주차장, 생활환경 개선 등 신도시 주민들이 체감하는 생활 인프라 확충 공약이 중심이다.
■ 천원택시부터 반려동물까지…이색 공약도 눈길
숫자로는 드러나지 않는 기초의회만의 이색 공약도 눈길을 끌었다.
김용호 남동구의원은 동별 주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지원을 통해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승욱 제물포구의원은 연안부두를 ‘인천판 여수 밤바다’로 조성해 야간 관광과 지역 상권을 함께 살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문미혜 계양구의원은 ‘햇빛연금’ 도입과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를, 김영진 옹진군의원은 해상풍력 수익을 주민에게 환원하는 연금형 기금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워 에너지 정책과 주민 소득을 연계한 방안을 제안했다.
조한결 부평구의원은 장난감 수리점 설치를, 임규이 부평구의원은 ‘부평 펫-밀리’ 사업을 공약하며 생활 속 자원순환과 반려동물 친화 정책을 제시했다. 김종호 제물포구의원은 홀몸 어르신을 위한 웰다잉 교육과 ‘동네에서 만나는 고향 친구’ 사업을 통해 고독사 예방과 노년층 사회관계망 회복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정영태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공약이 많은 것은 지방의회의 역할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요한 것은 공약의 개수가 아니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임기안에 단계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예산 확보와 추진 일정, 중간 목표 등을 시민에게 지속적으로 공개해야 공약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유성헌 강화군의원은 ‘천원택시’ 도입을, 이의명 옹진군의원은 북한 도발로 인한 주민 피해 국가배상 추진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정책도 내놨다.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박귀빈·정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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